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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소개] 노은희의 장편소설 '다시, 100병동' 출간

부조리한 현실에서 찾아낸 진정한 삶의 신성

 

[웹이코노미 안재후 기자]

 

노은희의 장편소설 『다시, 100병동』이 <푸른사상 소설선 28>로 간행되었다. 복합 부위 통증 증후군을 앓고 있는 아내를 간병하며 절망에 빠져 있던 주인공 ‘나’는 마침내 다양한 죽음의 고통과 마주한다. 죽음에 무력하면서도 그 죽음을 통해 새로운 희망을 꿈꾸는 인간의 실존에 깊은 울림을 주는 소설이다.

 

한 생을 살아가는 우리는 죽음으로부터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 언젠가 우리에게도 죽음이 다가올 것이다. 가족이든 지인이든 가까운 사람이 죽음의 고통 속에서 몸부림치는 모습을 지켜봐야 할 때가 있을 것이다. 노은희의 장편소설 『다시, 100병동』은 죽음에 무력할 수밖에 없는 인간에게 죽음을 통해 삶을 깊이 숙고하게 하고 또 다른 희망을 보여준다.

 

최근, 간병에 지쳐 돌보던 이를 살해하는 간병 살인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온전히 환자에게 묶여 간병인 자신의 삶을 돌보는 건 불가능해지는 간병이 살인 충동까지 일으키는 것이다. 작품 속에서 본래 부드럽고 온화했던 아내는 ‘복합 부위 통증 증후군’이 발병한 후 바람만 스쳐도 죽을 것만 같은 고통에 시달리게 된다. 기본적인 생활 자체가 불가능해진 아내를 돌봐야 하는 주인공 ‘나’는 절망감 속에서 아내의 죽음을 상상하고 그로부터 자유로워지기를 갈망한다. 마침내 닥쳐온 아내의 죽음과 그 이면의 비밀. 죄책감에 사로잡힌 주인공은 아내가 요양보호사가 되어 죽음을 맞이했던 병동으로 돌아온다. 다양한 죽음을 맞이하며 그는 치유의 길로 나아가는 것이다.

 

실제 우리 주변을 둘러보아도 치매에 걸린 부모, 장애를 가진 자녀, 투병 중인 배우자 등을 돌봐야 하는 일이 남의 이야기가 아닐지도 모른다. 경제적 부담과 정신적, 신체적인 피로, 그로 인한 절망감 속에서 투병하는 환자도, 그를 돌보는 보호자도 벼랑 끝에 몰린다. 그러한 현실 속에서도 한 점의 희망을 찾아 죽음을 성찰하는 작가의 따뜻한 시선은 독자들에게 깊은 울림을 준다.

 



안재후 기자 webeconomy@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