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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데스노트' 댓글창과 카카오의 결단

[웹이코노미 박성진 기자] 카카오 연예 섹션 뉴스 댓글 서비스 잠정 폐지 "연예 섹션 뉴스 댓글은 개인 자체를 조명, 순기능보다 역기능 많다" 악성 댓글은 다른 커뮤니티로 이동할 뿐, 범죄라는 인식과 교육 필요 카카오가 연예 섹션 뉴스 댓글 서비스를 오늘부터 잠정 폐지에 들어갔다. 지난 25일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는 이와 관련한 긴급 기자 간담회를 열었다. 여민수 대표는 "연예(뉴스⋅댓글)는 사회적, 정치적 현안과 달리 개인 자체를 조명하는 경향이 있다"며, "순기능보다 역기능이 많다고 봐서 폐지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극단적 선택을 한 배우 故 설리(25·최진리) 사건과 카카오의 결단이 무방치 않다는 의견이 많다. 배우 故설리 사건의 주요 원인이 악성 댓글이 원인이었다는 비판이 많았기 때문이다. 여민수 대표는 이와 관련해 "2015년 부터 내부적으로 격론한 사항에 대한 결정일 뿐"이라면 선을 그었다. 국내 포털 뉴스의 연예기사는 실시간 검색어 상위에 항상 머무르는 인기면이다. 연예기사면의 댓글은 또다른 콘텐츠로서 소비돼 왔다. 오히려 독자들은 제목만 보고 바로 댓글을 확인할 정도로 댓글은 킬러콘텐츠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 그럼에도 카카오가 연예면의 댓글을 폐지한다는 결정을 한 것은 강력한 계기가 있을 거라는 추측을 하게 하는 대목이다. 이유야 무엇이든 카카오의 결정은 파격적이다. 연예인과 유명 공인에 대한 무차별한 악성 댓글은 오래 전부터 문제시 돼 왔다. 여러 연예인이 극단적 선택을 하게 된 동인으로 '악성댓글'이 존재한다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기도 하다. 일본 영화 중 '데스노트'라는 것이 있다. 노트에 이름을 적으면 그 대상이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20자 남짓 글자를 남길 수 있는 작은 댓글창이 '데스노트'의 기능을 해 온 것이다. 대중에게 노출되는 것이 연예인과 공인 삶의 일부분이긴 하지만, 잔인한 인신공격에도 그들이 노출될 의무는 없다. 그런 의미에서 카카오의 강력한 조치에는 박수를 보낸다. 그러나, 악성댓글을 다는 자들이 카카오가 폐지한다는 과연 그들의 잘못을 뉘우치고 댓글을 달지 않을까? 그들은 다른 커뮤니티로 옮겨가서 똑같은 악성댓글을 양산할 것이고, 생산된 악성댓글은 다시 여러 경로를 통해 세상에 드러나게 될 것이다. 한 인격체를 무너뜨리는 것이 어디 악성댓글 뿐이겠는가. 유튜브 등을 통해 생산되는 개인 콘텐츠도 문제이기는 마찬가지다. 좋아요, 구독자를 높이기 위해 확인되지 않는 악성루머와 입에 담지 못할 언어로 한 인격을 짓밟는 콘텐츠가 넘쳐나고 있기 때문이다. 대형 포털 카카오의 결단에 박수를 보내면서도 아쉬운 점이 남는 점이다. 연예면 댓글 폐지는 궁극적 문제 해결보다는 일시적인 처방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소셜미디어의 순기능이 자유로운 개방성과 연결, 그리고 소통이라는 점임을 감안하면 순기능 자체를 차단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다만 카카오가 '잠정 폐지'라는 전제를 했기에 작은 기대를 해본다. 소셜미디어가 가진 소통의 장점을 살리되, 악성 댓글은 '범죄'라는 인식을 가질 수 있는 방안 내주었으면 하는 기대를 말이다. 좋은 방안을 대대적으로 공모를 해서라도 말이다. 결국 악성 댓글을 몰아내는 유일한 방법은 댓글창을 사용하는 사용자들만이 가능하다. 자정 작업이 일어날 수 있는 터를 카카오가 잠정 폐지 기간동안 고민해 제시해 줄 수 있길 기대해 본다.박성진 기자 webeconomy@naver.com